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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일기

백화점?쇼핑몰? MD? 바이어? 영업관리? 그게 뭔데...5

by gurunuri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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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백화점, 마트 등 유통사에 입사 시 안 좋은 점을 써보려고 한다. 전공 무관으로 입사할 수 있는 산업이다 보니 막무가내로 지원하시려는 분에게는 다시 생각할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늘 말씀드리지만, 본인의 개인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틀릴 수 있다. 다만, 본인이 느꼈던 바와 지금도 유통사에서 근무하는 지인의 의견 중 부정적인 내용을 추려서 얘기하는 것이다. 감안해서 들으시길 바란다. 추후 좋은 점도 쓸 것이다.

 이 글을 보고도 유통사에서 MD, 마케팅, 영업 등 해보고 싶다면 대단한 열정을 가진 분이시니 꼭 입사하시길 추천한다. 비아냥이 아니다. 그정도 열정이면 무조건 성공하실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1. 좋지 않은 경제

 유통업은 나라 경제가 호황일 때 덩달아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업이다. 과거 1980~90년대 한국의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 유통업은 큰 성장을 이뤘다. 경제가 좋았기 때문이다. 유통업은 나라 경제를 이끌고 나가는 산업이 아니다. 다른 전방산업이 경제를 활기차게 끌고 나갈 때 호황을 누릴 수 있다. 이제 한국은 저성장 기조가 뚜렷하다. 인간이 태어나 젊음을 누리고 나면 늙고 병들고 죽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가도 산업도 Life Cycle이 존재한다. 유통업이 다시 한번 놀라운 성장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본인은 이런 상황에서 유통업 종사자의 미래가 밝진 않을 것 같다. 회사가 장래에 더 많은 돈을 벌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데, 많은 사람에게 승진 가능성을 열어두진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2. 산업 내 구조조정

 위와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대기업 유통사는 보통 Offline 기반 사업을 영위해왔다. Offline 유통업의 어려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그렇게 많은 돈과 능력을 갖춘 대기업 유통사조차 점포를 줄이고 규모를 줄이는 작업을 벌써 오랫동안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호황을 누리고 유통업의 미래라고 불리던 온라인 유통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그나마 대기업 유통사는 앞으로도 버틸 수 있겠지만 이제 작은 유통사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이름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Online 기반의 유통사들도 무너지고 있다. Online 유통업 생태계도 살아남은 소수의 대기업만 남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온라인은 지속해서 많은 회사가 등장하고 성장할 것이란 예상도 빗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Online/Offline 유통업 모두 쉽지 않다.

 

 3. 다른 산업에서는 크게 필요하지 않은 경력

 유통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다른 산업에서는 크게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유통업으로 경력을 시작한 사람은 두 가지 선택해야 한다. 입사 후 은퇴까지 근무하거나 빠르게 퇴사하여 다른 산업으로 신규 입사하는 것이다.

 본인은 후자를 선택했다. 후회하는 부분도 있지만 장기적인 면에서 본인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린 것 같다. 다른 산업으로 신입으로 이직한 후 직장인으로서 수명이 다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통업에서 경력 쌓고 다른 산업으로 이직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한국은 제조업 기반의 국가다. 다른 산업으로 이직한다면 제조업일 것이다. 근데 제조업과 유통업은 일의 성격이나 접근 방식이 많이 다르다. 본인의 경험상 유통은 얕고 넓으나 제조업은 깊고 좁다. Sales 관련 직무로 이직한다면 정말 많이 느낄 수 있다. HR, Finance 등 직무는 산업이 달라도 공통적인 부분이 많지만, Sales는 다르다. 본인이 유통사에서 근무하다 제조업으로 처음 이직했을 때 과거 했던 영업이 영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해야 하는데, 글 한두 개 분량이다.

 동종업계로 이직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물론 맞다. 유통업 경력 쌓고 동종업계로 이직 잘하는 분도 있다. Coupang, MUSINSA 등 유망한 기업에 이직하신 분 많다. 근데 앞서 설명한 두 가지 이유로 앞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철저하게 본인의 사견이기에 틀릴 수도 있다. 유통사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능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유통사에서 근무할 때 정말 뛰어난 분들 많이 봤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나라의 경제, 산업이 처한 어려움으로 비롯된 문제다.

 

 4. 결론

 결국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일하는 기업이 힘들거나 산업이 어렵더라도 나까지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뛰어난 인재라면, 얼마든지 승진하고 높은 연봉 받으며 잘 먹고 잘살 수 있다. 여전히 대기업 유통사는 꽤 높은 연봉을 준다. 입사할 수 있다면 입사하는 게 맞다. 여전히 할 수 있는 일도 많고 많은 돈도 받을 수 있으니 열정이 있는 분은 열심히 해볼 가치 있는 일이다. 심지어 사기업임에도 높은 고용 안정성과 좋은 복지혜택도 있다.

 유통사 입사가 좋은 점도 조만간 얘기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고려해보고 준비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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