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월급쟁이 일기

첫 번째 직장, 첫 번째 팀장(Team Manager)과 나의 이야기

by gurunuri 2024. 1. 15.
반응형

 

 

 본인은 지금 4번째 회사에 다니고 있다. 만났던 팀장(Team Manager)의 수는 다섯 명이다. 다섯 명마다 조금씩 다른 특징이 있었던 거 같다.

 참고로 팀장(Manager)이라 하면 보통 과장급을 의미한다. 회사마다 다를 수 있으나 보통 직장생활 9년~10년 정도 한 사람이 팀장(Manager)이다.

 본인과 일했던 Manager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1. 직원을 도구로 바라보는 Manager

 본인이 처음 만났던 Manager는 직원을 도구로 활용하기만 했다. 자신의 수족처럼 필요와 용도에 따라 직원을 구분하여 '사용'했다. 사람이 사람을 사용한다는 표현이 듣기에 거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로 꽤 많은 Manager는 직원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꼭 나쁜 의미인 것만은 아니다. 그만큼 Manager가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감정을 배제하고 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직원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때도 있고 불쾌할 때도 있다.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역할'

 

 본인은 첫 번째 직장에서 본의 아니게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역할을 도맡아 했다. 내 의지가 아니었다. 본인의 Manager가 언젠가부터 본인에게 그런 일만 시켰다. 처음 일하는 신입사원은 Manager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본인도 최선을 다해 시키지 않은 일도 해가면서 Manager에게 '이쁨'받고 싶어 했다. 남들이 꺼릴만한 일도 하고 외부와 싸우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랬던 것인지 언젠가부터 본인은 늘 Risk가 있는 일 위주로 했다. 누군가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며 늘 싸우며 일했다.

 내가 힘들더라도 조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조직도 본인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Manager는 본인이 하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 본인을 밀어줄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였다. 아주 오래전 어떤 사람이 내게 피 묻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조직에서 클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 나는 팀장이 아끼지 않는 도구 중 하나임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그런 생각했던 것이 부끄럽다. 뭐 얼마나 대단한 일 했다고 그런 착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직원을 시기/질투하거나 본인이 한 일을 대단하게 생각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는다. 이제 직장인은 본인 포함해서 모두 다 별 볼 일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 동기는 조금 다른 역할을 맡았다. 온갖 잡일만 했다. 눈에 띄지도 않고 묵묵히 자기 일했다. 가끔 힘든 티도 내면서 간단하고 쉽지만 귀찮은 일 위주로 했다. 조용한 친구였기에 그랬던 것 같다. 역할은 능력이나 지식보다는 성향/성격에 의해 좌우되는 것 같다.

 당시 본인은 그 친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눈에 띄지도 않고 성과랄 것도 없는 일만 골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Manager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신입사원으로서 조용히 자기 일하는 직원이 더 이뻐 보였나 보다. Manager는 나보다 그 친구에게 더 좋은 평가를 줬다. 본인도 나쁜 평가를 받진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본인이 더 박한 평가를 받은 게 화가 났다. 큰 충격이었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퇴사하게 된 계기였다.

 

2. 나의 문제

 퇴사 후 잠깐 생각해봤다. 

 '내가 나를 바꾼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본인이 문제 있는 사람이어 더 나쁜 평가를 받았던 것인가 싶어서 했던 생각이다. 며칠 동안 생각해본 후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그냥 Manager와 내가 잘 안 맞는 것이라고 마음 편하게 생각했다. 또한, 나보다 더 못한 직원들과 한 번 잘해보라는 유치한 생각도 했다. 자기합리화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지금 생각해봐도 나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 Manager도 내가 미워서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인연이 아니었던 것뿐이다. 실제로 그 manager는 본인이 퇴사한 후 승승장구했다. 본인 또한 훨씬 잘 먹고 잘살고 있다. 우리 둘 다 잘살고 있다.

 

3. 결론

 어떤 사람이 조직에 적합한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나는 Manager의 성향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질 문제라고 본다. 어떤 조직에서는 바보 소리 듣던 사람도 다른 조직에서는 최고라고 평가받을 수도 있다. 어떤 Manager를 만나 어떤 일이 있든 나 자신을 자책하지 말자. 난 잘못한 게 없다. 뻔뻔하게 생각해야 내 마음이 편하다. 단, 안 맞는다면 떠나는 것을 추천한다. 무조건 참고 기다리라는 사람도 있는데,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 안 맞는 사람 밑에서 일하는 것은 건강에 몹시 나쁘다. 인생은 짧다. 어서 더 나와 맞는 조직을 찾아 떠나자.

 

 직장인이 대단해 봐야 얼마나 대단하다고 참긴 무엇을 참는단 말인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