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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일기

백화점?쇼핑몰? MD? 바이어? 영업관리? 그게 뭔데...3

by gurunuri 202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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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화점 영업관리 직무에 관한 세 번째 글 

 초장부터 너무 단점을 부각시킨 것 같아 장점도 한 번 써보겠다.

 

1. 패션에 눈을 뜨다

 패션에 눈을 뜰 수 있다.

 

 여러분은 백화점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본인은 화려한 옷과 맛있는 음식을 생각한다. 대부분 처음 시작하시면 여성복이나 남성복을 담당 할 확률이 높다. 아무리 요즘에 백화점 내 Food&Beverage가 각광받는다 하여도 백화점의 꽃은 옷이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옷이기 때문이다. 본인은 남성복과 여성복을 담당했었다. 의미를 정확히 전달하자면 영업관리보다는 Floor Manager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사실 처음 글 쓸 때 이 부분도 설명했어야 하는데 깜박했. 층을 담당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처음 남성복을 담당했을 때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남성복을 담당하기 전까지 정장을 보면 그냥 다 똑같은 정장으로 보였다. 면접 볼 때, 결혼식 갈 때 입는 옷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남성복 Floor Manager가 되고 필연적으로 남성복에 대해서 공부해 보니 정말 너무 재밌었다. 정장이 다 같은 정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정말 온갖 정장, 셔츠, 구두 등을 공부하고 직접 입어보고 사봤다. 일본, 이탈리아, 영국, 한국 브랜드 가리지 않고 샀다. 월급은 남아나질 않았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사실 지금도 후회는 없다. 정말 즐거웠다. 지금도 여전히 정장을 입을 때면 남들보다 폼나게 입고 잘 차려입는다. 이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정장을 알게 되니 패션 산업 자체가 궁금해지고 다른 복종도 궁금해졌다. 스트릿, 캐주얼 등 패션 자체가 정말 너무 재밌었다. 매장을 라운딩할 때마다 새롭게 진열되는 옷들을 보며 매니저들과 옷에 관해 얘기하는 것도 정말 좋았다. 일 자체는 힘들었어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참 행복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복종을 담당할 경우 정말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백화점 같은 경우에는 모든 소비재를 다 경험할 수 있으니 웬만한 분들은 사실 다 하다보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남성복을 1년 반 담당한 후 여성복을 담당했다. 제가 남자이기에 여성복은 입어볼 수도 없고 브랜드 간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참 재미 없었다...

 

2. 할인

 담당하는 브랜드에서 옷 구매 시, 할인받을 수 있다.

 전사적으로 백화점에서 할인을 지원하는지는 입사 해보셔야 알 거 같다. 백화점마다 다를 수 있으니 이 부분은 말씀드리기가 애매하다. 어쨌든 담당자가 되면 할인받기가 수월하다.

 물론 엄청난 할인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해주지도 않고 그렇게 요구하면 갑질이다. 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소폭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일반 소비자분들도 알고 계신 분들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매니저가 파트너사에서 정해준 할인 범위 내에서 큰 폭으로 할인해 주는 형태다.

 과거 그러니까 진짜 옛날옛날에는 그냥 받기도 했다고 하지만 요즘엔 굳이 그러지 않는 편이다. 괜한 소문만 만들어내고 혹시 발목잡는 일이 될지도 모르니 받지 않길 바란다. 준다고 해도 받지 말라. 갖고 싶다면 꼭 돈 내고 사셔야 한다!

 과거 할인/증정에 대해 재밌는 이야기를 들은 게 있다.

 한 20년 전, 어떤 남성복 Floor manager가 어떤 매장에 방문한 뒤 똑같은 옷을 계속 입어보면서

 "옷이 참 좋네요"

 라고 매니저에게 일주일 동안 하루에도 몇번씩 얘기했다고 한다. 결국 매니저는 꽤나 고가였던 그 옷을 그냥 선물이라며 줬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옛날에나 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절대 그러면 안 된다.

 

3. 패션쇼 갈 필요 없다

 패션쇼에 가지 않아도 패션 트렌드를 매장에서 직접 느껴볼 수 있다. 굳이 올해 어떤 색깔, 어떤 소재가 유행하는지 알려고 노력할 필요 없다. 딱 1년만 담당하고 매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나도 모르게 패션 트렌드를 알게 된다.

 이것은 본인이 예민한 사람이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 눈에 보인다. 나도 모르게 어떤 한 아이템이 너무 이쁘게 보이는 경우가 있다. 보통 그게 진짜 소위 말하는 잇템(It tem, the must-have item)이었다. 알려고 하지 않아도 매일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결론

쓰다 보니 위 내용이 과연 장점인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눈이 즐거운 환경이란 것은 충분히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도 Apparel 담당하는 Floor Manager가 된다면 꼭 즐기면서 일하시길 바란다. 그래야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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